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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15) 싱가포르

[싱가포르 여행기] 여름휴가는 싱가포르! - 하나, 저가항공은 아찔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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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26일 금요일. 서울에는 장마의 시작을 알리는 비가 내렸다.

아침부터 날이 굉장히 궂었다고 할 수 있는데, 여름휴가를 위한 싱가포르 여행을 앞둔 나의 마음은 유난히 쨍쨍했다.

다만, 캐리어를 끌고 빗 속을 헤치며 공항버스 터미널까지 가는 길이 여간 성가신게 아니었다.

출근 시간이라 그런지 터미널까지 가는 마을버스는 만원이요, 택시는 빈 차를 보기 힘들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하염없이 내리는 빗 속에서  20분 정도를 기다릴 수밖에 없었는데,

오랜 기다림 끝에 지하철을 타야겠다고 마음먹은 순간 택시 한 대를 겨우 잡을 수 있었다.

다행히 택시는 공항버스 출발 전 가까스로 터미널에 도착했다. 아슬아슬하게 버스에 몸을 실었다.

 

곧 공항버스는 매일 아침 출근하던 길과 전혀 다른 강변북로를 내달렸고,

이렇게 나의 여름휴가가 시작됐다!

 

 

 

 

 

하나, 저가항공은 아찔해.

 

이번 싱가포르 여행을 계획하면서 가장 고민을 했던 부분은 비행편이었다.

주말 포함 총 4일의 시간이 주어졌기 때문인데, 싱가포를 여행하기에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시간이었다.

그래서 제일 먼저 비행 스케줄을 따질 수 밖에 없었는데, 최상의 비행 스케줄을 자랑하면 역시나 그렇듯 항공권 가격이 비쌌다.

그러던 중 저가항공인 에어아시아 홈페이지를 뒤적거리다 필리핀 마닐라로 향하는 가격이 저렴하고

스케줄이 괜찮은 비행편을 찾았고, 곧바로 편도로 예약을 했다.

 

편도로 가는 비행편을 예약하고 나니 다음 비행편은 막힘없이 예약할 수 있었는데,

마닐라에서 싱가포르로 향하는 비행편을 세부퍼시픽을 통해 예약했다.

다음으로 싱가포르에서 한국으로 오는 비행편도 편도로 예약했는데, 쿠알라룸푸르를 경유하는 에어아시아를 이용했다.

 

이렇게해서 한국에서 싱가포르로 갈 때에는 마닐라를 경유하고, 다시 싱가포르에서 한국으로 올 때에는

쿠알라룸푸르를 경유하는 비행 스케줄이 완성됐다.

 

 

 

 

인천공항에 도착하니 금요일 오전이었음에도 불과하고 예상과는 다르게 굉장히 한가했는데,

여러면에서 사람이 북적거리는 것보다 한가한 것이 좋았다.

뭐든 빠르게 빠르게 할 수 있으니까 말이다.

이른바 한국인의 종특이 내안에도 깊이 담겨져 있나보다. 공항에서 빠르다는 것은 최고의 미덕이다.

 

 

 

 

필리핀 마닐라로 향하는 에어아시아의 체크인 카운터는 J카운터 였다.

공항이 전체적으로 한가해서 그런지, 체크인 카운터에도 사람이 많지 않아 빠르게 체크인을 끝냈다.

 

이후 역시나 빠르게 출국수속까지 마칠 수 있었고, 아침부터 늦을까봐 괜히 조급했던 마음이 조금씩 가라 앉았다.

그리고 면세구역에서 지인에게 줄 선물을 샀,

에어아시아 게이트가 있는 탑승동으로 넘어가 조금은 이른 점심을 먹었다.

에어아시아는 저가항공이고, 저가항공은 기내식이 안나오기 때문에 공항에서 점심을 해결하는 편이 나았기 때문이다.

 

 

 

 

점심을 먹고 게이트로 향하니, 벌써 몇몇 사람들이 비행기 탑승을 대기하고 있었다.

 

보통 여행을 하면서 출국 게이트 앞에서 비행기를 대기하는 시간이 가장 설레는 순간이 아닐까 싶은데,

기다리는 것을 싫어하지만 비행을 대기하는 이 시간의 기다림 만큼은 나쁘지 않다.

다만, 비행이 연착 된다면 그것을 기다리는 것만큼 짜증나는 경우도 없다.

 

에어아시아는 다행이 제 시간에 이륙 준비를 했다.

 

 

 

 

인천에서 마닐라로 향하는 에어아시아의 비행기는 대부분 저가항공사 비행기가 그렇듯 에어버스의 A320이었다.

비행기 내부는 굉장히 비좁은 편이었는데,

그동안 저가항공을 많이 이용하면서 A320을 종종 타봤지만 이번 에어아시아 A320의 기내와 좌석은 유난히 작고 좁은 느낌이었다.

약간의 답답함이 느껴질 정도로 말이다.

 

 

 

 

그리고 이륙할 때 부터 기체가 많이 흔들렸는데,

창가에 앉은 나로서는 흔들리는 날개를 보고있자니 괜스레 손에 땀이나며 긴장이 됐다.

잠시후 비행기는 안정권에 들어섰고 긴장감은 사라졌다.

하지만 이때까지 다시 한 번 손에 땀을 쥐는 순간이 찾아 올 줄은 미처 몰랐었다.

 

 

 

 

바로, 마닐라가 가까워 질때쯤 터뷸런스라고 불리는 난기류를 만난 것이다.

이내 비행기는 심하게 요동쳤고, 롤러코스터를 타는 기분이었다. 정말 너무나도 아찔했다.

 

지금까지 비행기를 수차례 타면서 터뷸런스를 경험해본 적이 단 한번도 없는데, 이번에 처음 겪어본 것이다.

터뷸런스를 겪는 단 몇 분간의 비행은 몸이 저절로 오그라드는 순간이었다.

그리고 이날 인천에서 마닐라까지 4시간 좀 넘게 비행을 한 것 같은데,

다른 건 다 기억이 안나지만 터뷸런스 순간만큼은 아직도 기억이 생생하다. 그 아찔함이란 겪어보지 않으면 모른다.

 

또 그동안 말만 들어왔던 터뷸런스를 몸소 겪고나니, '비행공포증'이란 단어가 왜 존재하는 알 것 같았다.

 

 

얼마후 이렇게 아찔한 비행을 마치고, 비행기는 무사히? 마닐라 니노이아키노 국제공항에 착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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